미래 약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다올약국 조지영 약사님

2023.12.06

참약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다올약국 조지영 약사님

‘약사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그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참약사는 약사의 이야기를 듣고, 약사 직능 확대를 위해 여러 도전을 진행 중인 조지영 약사님을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다올약국을 경영해 나가는 동시에 경기도약사회 학술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끊임없이 미래 약사의 역할을 고민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용인 죽전에서 다올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조지영 약사입니다. 또한, 경기도약사회 학술위원장 자리를 겸하고 있습니다.

Q. 학술위원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여러 가지 역할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업무는 매년 열리는 경기약사학술대회 기획입니다. 매년 달라지는 여러 약사님의 니즈를 파악하고, 학술대회 주제 선정, 강의 구성, 강사 섭외 등을 진행합니다. 학술대회를 찾아와 주신 약사님들에게 학술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약국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약국 오픈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졸업 후 실습을 나갔던 아주대학병원에서 여러 분야 직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고객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제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의사 전달할 수 있는 편이었어요. 게다가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느끼면 늘 보람을 느꼈고요. 병원도 좋지만, 좀 더 환자와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저만의 약국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고객과 늘 대화하며 그분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걸 볼 때마다 개국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Q. 약국 개국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고민했던 점이 있다면?

A.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 약국 위치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처방 조제와 건기식&매약 비중이 동일한 약국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열었던 약국은 층약국이었는데요. 이비인후과 옆이라 처방 조제 업무가 많아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매약과 건기식 비중이 적었습니다. 여러모로 한계를 느껴서 다음에는 1층 약국을 5년 안에 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되더군요.

 

Q. 여러 약국 체인 중에서도 참약사를 선택한 이유는?

A. 경기도 내 1인 약국은 80% 이상이 넘습니다. 혼자서 약국을 디자인하고 관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저는 체인 가입을 통해 여러 도움을 받고, 정보를 나누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깨끗하고 정돈된 약국 진열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참약사의 이념에 동의하기 때문이에요. 약사로서 살아가다 보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마주칩니다. 누군가는 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에서 참약사와 제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Q. 개설을 준비하면서 느낀 참약사 약국 체인만의 특별함은?

A.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시각적인 부분이네요. ‘참약사’하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전문적인 파란색 알약로고가 떠올라요. 개인적으로는 OTC를 진열해 놓을 수 있는 참매대도 좋았어요. 대부분 고객 분들이 처방약이 조제되는 동안 직접 의약품을 고르고 구매해요. 참매대는 카테고리별로 분류되어 있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고르기 쉬어요.
두 번째는 참POS를 통해 약국 내 업무를 전산화했다는 것입니다. 저희 약국에서 취급하는 모든 약품을 전산에 입력하면 사입과 판매를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격 문제로 근무 약사님들이 곤란을 겪을 일도 없어졌죠. 악국을 운영하다 보면, 참약사는 약사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심한 티가 많이 납니다.

 

Q. 참약사가 제공한 서비스 중 인상적인 경험이 있으신가요?

A. 참약사는 시즌별, 주제별 여러 학술 자료를 제공해 줍니다. 종류도 카드뉴스나 스티커, POP 등 다양해요. 약국을 경영하다 보면 이게 굉장히 유용해요. 그 예로 여름이면 해외여행 상비약을 주제로 여러 자료를 제공해 줘요. POP와 가격표를 인쇄하여 약국에 진열하면 더 깔끔하고, 고객분이 포스터를 보고 상담을 요청하기도 해요. 이외에도 공휴일이면 맞춤 휴무 안내 이미지도 시기 적절하게 나와서 굉장히 편해요.
또 참약사는 인익스테리어 과정에서 저의 세세한 요청도 다 수용해줬습니다. 다올약국은 15평 정도로 넓은 편은 아니에요. 개국하면서 이 공간 안에 약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정말 큰 고민이었죠. 이런 점은 본사와 구체적으로 논의하여 조제실에 이중장으로 두어 완화했어요. 또한 고객분들에게 약국을 깔끔하게 보이면서도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고, 약국 내 동선도 동시에 고려해야 했고, 여기에 또 조제실은 적정 수준으로 개방적이었으면 했어요. 이 유기적인 난제 역시 적절한 혜안을 찾았습니다. 조제실 벽면에 약국을 상징하기도 하는 십자 모양의 창을 배치하고, 조제실 안이 살짝 보이도록 반투명 파란색을 입혔어요. 환자들에게도 조제 과정을 보여드리니 차별적인 신뢰감도 형성되고, 조제 기계에서 약이 떨어지는 소리가 ASMR처럼 들린다는 피드백도 받아봤습니다.(웃음)
그리고 참약사는 약사로서 지켜야 할 이념들이 실로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이를 선도해요. 물론 여러 조건을 전부 비교하고 참약사를 선택한 것이었지만, 윤리 교육 등을 강구하고 이끌어가는 참약사의 행보가 새삼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어요. 법이나 규칙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들은 많이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으니까요.

 

 

Q. 개국 이전까지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요?

A. 약사라는 직업은 저의 3번째 직업입니다.  원래 생물학 전공이라, 약사가 되기 전에는 조직배양실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도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반복적으로 생활하는 게 안 맞는 기분이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간절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요. 그 다음에는 학창시절 교수님들과 연이 닿아서 웹디자인을 공부하였고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생기니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고, 아이들이 컸을 때 자랑스러워할 만한 직업, 내 자신의 발전을 위해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어요. 선택지를 좁히고 좁히다 보니 약사가 되더라고요. 이후에 약대에 편입해서 3년을 보내고 나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약사가 되기 전까지 쌓은 경험이 약국을 운영할 때도 많은 도움을 줬어요. 조직배양실에서 일할 때는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방법과 공간을 위생적으로 유지하는 법을 배웠고. 웹디자인을 할 때는 디자인적인 감각을 쌓을 수 있었어요. 약국은 종합적인 감각이 필요한 곳이라, 다양한 경험을 해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돼요. 약국은 ‘단순히 약을 사는 곳’이 아니라 ‘아플 때 도움을 받는 곳’이라는 인식을 형성하기는 생각 이상으로 어려워요. 저는 그래서 저희 약국에서 일하시는 분도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독려해요. 디자인이면 디자인 담당, 꼼꼼한 분은 약품 관리 담당 이런 식으로요. 잘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본인의 확실한 장점으로 거듭나요.
다시 한번 말하면, 약국은 단순히 처방만 하는 곳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곳이에요. 약사라고 더는 처방 조제 업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근무 약사님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트렌드에 대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다양한 강의를 수강할 수 있잖아요. 여러 가지 자료를 참고하여 직접 학습해보면서 자신감과 실력을 쌓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적극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보다 더 여유가 된다면, 약국 식구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할까 고민 중입니다. 워크숍을 한다든가, 직원분들도 리프레쉬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Q. 개국 선배로서 개국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우선 본인이 어떤 성향인지 알아야 합니다. 학술 연구가 적성인지, 조직 생활이 잘 맞는지, 아니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지를 알아보세요.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게 편하면, 로컬약국은 참 재미있는 곳이에요. 누군가와 대화하고, 그 사람의 건강과 삶을 돌볼 수 있다는 게 보람차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약사는 굉장히 오래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기왕이면 본인에게 잘 맞는 일을 하는 게 좋겠죠. 저는 가능하면 75세까지 약사로서 살아가는 게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들도 있어요. 전부 장기적인 목표를 꿈꾸고 있어서,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건강해야 해요. 또한 건강한 리듬을 위해 한 번 목표를 세우면 서두르기 보다는 조금씩 차근차근 진행하는 편이에요. 3개월 안에 작은 규모로 해보고 1년, 3년, 10년 이렇게 장기 계획을 세워요. 그 계획들도 조금씩 나눠서 진행하는 거죠. 저에게 2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있으니, 꼭 1년 안에 전부 해야 한다는 식으로 조급해하지는 않습니다

 

Q. 앞으로 약사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새로운 약국을 개국한 지도 5개월이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약사, 언제든지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약사, 약국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다올약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경기도약사회 임원으로서 여러 약사님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5년 안에 초고령화 사회가 됩니다. 이에 대비하여 노인층을 위한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구상 중인데, 생각하는 대로 잘 진행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