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52.6% ‘바실러스 코아귤런스’ 문제에 공감

2023.03.07

보장균수 신뢰도에 영향, 인체 안전성 검증 부족도 언급


유산균의 보장균수를 부풀리는 문제에 대해 절반 넘는 약사들이 공감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약사 2명 가운데 1명은 보장균수를 부풀리는 유산균 ‘바실러스 코아귤런스(Bacillus Coagulans)’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됐다. 약사 6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취급하는 유산균 브랜드를 비롯해 유산균 추천 기준, 유산균 품질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먼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에 대해 알고 있으며,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고 답한 약사는 52.6% 비중을 보였다.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유산균이 아닌 스스로 포자(껍질)를 형성하는 포자균으로 일부 유산균 제품의 첨가물로 사용되고 있다.

해당 포자균이 첨가물임에도 유산균 ‘보장균수’에 포함됨으로써 보장균수를 부풀린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장균수는 유통기한까지 살아있는 최소한의 유산균의 수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된다. 하지만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첨가물로 포함될 경우 보장균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를 지적하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체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주로 동물 사료첨가제로 많이 사용되며, 우리나라 발효식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균주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대 윤성식 명예교수는 “식품으로 먹어본 적 없는 세균을 매일 100억마리 이상 섭취하는 것인데, 한국인에게는 적합한 미생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열과 산성에도 죽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에서는 다양한 미생물의 조화가 필요한데 항생제로 죽지 않는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우점종이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 2명 가운데 1명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의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환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올바른 유산균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 약사 상담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약사가 환자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제품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습득하고 국민건강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는 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참약사 약국공동체 최용한 이사는 “유산균의 숫자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유산균 연구 업력이 오래됐는지, 균주 안전성을 입증했는지, 한국인 식습관에 적합한 균주인지 등 유산균 품질에 집중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자세한 정보는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렵고, 개인마다 장 컨디션이 모두 다르기에 가까운 약국에서 상담 후에 유산균을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