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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헬스케어’ 다가오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약사가 이끌어야 할 디지털헬스케어 <1>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사람들은 비대면을 선호하며 메타버스, NFT,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T) 등 디지털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사람, 데이터, 사물이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20여년간 지역사회의 건강지킴이로서 자리를 잡아오던 약국 역시 변화의 문턱을 마주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쇠퇴, 비대면진료 및 의약품 배송, 화상 투약, 온라인 약국, 디지털 치료기기 등의 도입은 약국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사 사회는 오랜 기간 정착시켜온 약사의 직능을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다.
과연 다가올 미래는 약사의 직능을 빼앗기는 미래일 수밖에 없을까? 앞으로 연재할 저널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 시대에 약사의 역할과 직능 확대를 모색해보겠다.
디지털헬스케어란?
‘디지털헬스케어’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이다. 초반에는 의료 외의 영역에서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제는 의료의 영역까지도 깊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란 무엇이며 어떻게 구성될까?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일단 ‘디지털’이란 ‘아날로그를 특정한 최소 단위를 갖는 이산적인 수치를 이용해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리고 ‘헬스케어’란 번역 그대로 ‘건강관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 두가지를 합친 디지털헬스케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건강관리의 모든 것’이라는 넓은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디지털과 관련해서 주로 언급되는 인공지능, 디지털치료제, 원격의료 등은 모두 디지털헬스케어라는 큰 틀 안에서 독립적이면서 중복적인 범주를 형성한다.
헬스케어 내에서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관리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근거가 확립돼 의료수가가 작용되는 영역을 ‘의료’라 칭할 때, 이 중 디지털기술이 사용된 것을 ‘디지털의료’라 할 수 있다. 원격의료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의료’를 의미한다면 디지털치료제는 의료의 영역과 의료가 아닌 영역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창궐 전까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성장가능성에 비해 국내 규제가 심해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헬스케어는 전성기를 맞게 됐다.
미국 FDA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정신건강 관련 디지털 치료제를 ‘FDA 510(K)’라는 허가과정 없이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Rock Health Report에 따르면 2021년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는 역대 최다 투자(2910억 달러)가 이루어졌다. 이는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의 1490만 달러와 비교해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100만 달러 이상의 Mega Deal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인 88건을 기록했고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기업에는 한국인이 만든 Noom을 포함해 Ro, Commure, Mindbody가 있다.
헬스케어 시장은 광범위한 경제 동향에 영향을 덜 받는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입이 뉴 노멀로 안정화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로완’은 자사에서 개발한 치매 예방 디지털 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을 통해 60억 규모의 시리즈 A투자를 완료했다. 그 외에 ‘아토머스’는 200억원대의 시리즈B 투자를, ‘웰트’는 110억원대 시리즈B 투자를 완료했다.
웰트, 에임메드, 뉴냅스, 라이프시맨틱스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증 임상을 승인받으며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T기업들의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진출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는 헬스케어 CIC를 설립했고, 네이버는 EMR 전문업체 이지케어텍의 지분 인수를 논의 중이다. 그 외 대형 제약사들도 디지털치료제 기업에 투자하고 자체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디지털치료제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환자의 76.8%는 디지털헬스케어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국내 환자들의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바, 의료인공지능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고 디지털치료제가 처방돼 질병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헬스케어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음호에 계속>
성혜빈 약사.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