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를 넘어 건강한 삶을 위한 ‘식단 조절 앱’

2022.11.21

다이어트, 당뇨 <1>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도입

현대인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단연 다이어트이다. 다이어트에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적인 효과 증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더욱 중요한 효과는 건강 증진이다. 당뇨 전 단계 혹은 당뇨 환자의 다이어트는 건강에 좋은 것을 넘어, 질환을 치료한다.

다이어트는 당뇨 치료에 사용된다. 다이어트를 넓은 범위로 정의하여 전반적인 식단 조절이라고 본다면, 사실상 모든 질환의 비약물 요법에 다이어트가 사용되고 있다. 복부 지방 조절 및 체중 감량으로 다이어트를 좁혀서 본다면, 다이어트는 여러 질환 중 당뇨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뛰어나다. 제 2형 당뇨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다이어트로 상당 부분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높은 연관성을 이용한 다이어트로 질환을 예방해보려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디지털당뇨 예방 프로그램 기업들이다.

서로 다르게 문제를 해결해온 두 기업인 Noom, Omada health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의 약사의 역할을 고민해보자.

당뇨와 다이어트
이전 원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당뇨는 국내 사망 원인 중 6위에 해당하며 당뇨에 의해 연간 9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당뇨는 왜 발생하고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당뇨의 발생 원인은 그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제1형 당뇨는 주로 인슐린의 분비량이 선천적으로 부족해 발생하며, 제2형 당뇨는 인슐린에 저항성에 의해 발생한다. 당뇨의 90~95%는 제2형 당뇨이므로 본 기사에서는 제2형 당뇨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제2형 당뇨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은 쉽게 말해, 몸의 세포들이 인슐린의 신호를 받지 못해 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당뇨와 다이어트, 그 연결 고리가 바로 이 인슐린 저항성이다. 비만은 지방세포뿐만 아니라 뇌, 간, 근육 등의 다양한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당의 생성을 촉진하고 세포 내 당의 흡수는 감소시켜 체내 혈당이 높아진다. 이 높아진 혈당은 심혈관 질환&신기능 장애&안구 망막증 등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되고 심각할 경우 환자를 사망으로 이끈다.

이러한 당뇨와 다이어트의 높은 연관성으로 인해 다수의 저명한 가이드라인에서 당뇨의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로 체중 조절 및 비만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당뇨의 기존 치료법을 짚어보고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이 이 치료법을 어떻게 응용했는지 살펴보자.

일반
당뇨의 진단, 예방, 치료에 대한 전 세계 가이드라인에는 높은 권고 수준으로 체중 및 체중 조절이 포함된다. 그중 국내의 대표적 가이드라인인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을 정리해봤다.

첫째로 진단 및 선별에서는 허리둘레 기준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35세 이상 여성 기준, 하루 1잔 이상 음주를 하고 허리둘레가 77cm(30인치) 이상이면 당뇨병이 있을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둘째로 당뇨의 예방에는 체질량지수 23kg/m2 이상인 당뇨병 전 단계 성인에게 체중 감량을 할 것이 권고된다. 즉 160cm인 성인이 59kg 이상일 시 운동 및 식단을 하여 체중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로 치료 시, 약물 치료보다 먼저 영양 및 운동 관련 비약물 치료가 권고된다. 무작위 대조 연구를 기반으로 영양 요법, 운동 요법, 비만 관리에 대해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고, 비만의 경우 특히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시 약물 치료 및 수술까지도 권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시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시, Metformin 및 그 병용요법을 포함한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이 중 디지털헬스케어 앱들은 당뇨의 예방을 목표로 체중 감량을 시키는 DPP(Diabtetees Prevention Program)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다이어트 앱, Noom
Noom은 의사나 기업을 거치지 않고 주로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되어온 다이어트 앱이다. 미국 기준 월 59달러, 한국 기준 월 5만원 정도에 구독 형태로 공급된다. 타깃 시장은 주로 미국으로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며 미국 다이어트 시장의 점유율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기준 4억 달러의 매출을 이뤘으며 6.6억 달러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IPO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Noom이 이렇게 성장한 비결을 들여다보고 Noom의 당뇨 치료 효과를 알아보자.

Noom이 미국 소비자의 호응을 이끈 대표적 기능은 2개이다.

첫째는 소비자 친화적인 식단 관리 및 생활 습관 관리 기능이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음식을 살 때 그 칼로리를 계산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Noom은 사용자가 ‘김치찌개’ ‘떡볶이’ 등의 단어만 입력하더라도 칼로리가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하고, 칼로리의 정도를 신호등 색깔로 표현하여 소비자의 불편을 줄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은 기존 앱에도 일부 존재했던 것으로, 급격한 매출 상승을 이끌기엔 부족했다. 이후 Noom은 다이어트가 불안과 우울 등 심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었다는 걸 파악하고, 사람을 앱에 개입했다.

이렇게 생겨난 두 번째 기능은, Noom의 핵심인 개인 코치 기능이다. 각 사용자에 코치를 배정해, 사용자와 앱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전략이다. 코치 기능은 소비자의 큰 호응을 유도했고, 이후 가격이 월 10달러에서 45달러로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Noom은 체중 감소에 유의한 임상적 결과도 도출했다. 관찰 연구에서 Noom은 프로그램 완료 후 평균 5.6%의 체중 감소를 유도했으며 65주 후 관찰 시 핵심 프로그램을 완수 후 앱을 사용한 사람은 9%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2016~2018년 수행된 당뇨 전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당뇨에 대한 직접적 결과는 없었으나 대조군 대비 2.6kg의 체중 감소의 효과가 입증됐다. 5~7%의 체중 감소는 제 2형 당뇨의 발병 위험을 58%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기존 연구에서 입증됐으므로, Noom은 간접적으로 당뇨 예방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에 근거하여, Noom은 미국 CDC로부터 당뇨 예방 프로그램(DPP)에 대한 전면 인증을 받아 Medicare 및 Medicaid에 수가를 받는 요건을 확보했다.

 

 

진나래 약사. DOPA OTC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