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listat 복용 환자가 주의해야할 비타민

2022.09.26

비만치료제가 유발하는 영양결핍

 

드럭머거(drug muggers), 단어 그대로 영양소 ‘도둑’이라고도 해석되는데 미국의 수지코헨 약사가 최초로 제시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이 분해, 흡수,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필수적 영양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개념으로 국내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환자 상담의 주요한 툴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약사저널은 더약솔루션 장경일 대표와 함께 테마질환의 드럭머거를 전격 연재한다. 약물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지키고 최고의 신뢰받는 약사로 거듭나자. [편집자 주]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고른 영양소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강력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경우에는 더욱 필수영양소, 미량원소의 결핍을 주의해야 한다. 비만 환자가 고른 영양소 섭취를 잘 지키면서 체중 조절을 시도하더라도 약물에 의한 영양결핍 발생은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약물의 특성에 의해 영양결핍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해주고 주의시키기는 것이 중요한 약사 역할이라 하겠다.

본 챕터에서는 비만치료제 중 영양소 결핍 발생을 주의해야 하는 약물에 대해 Orlistat을 중심으로 알아보겠다.

Orlistat 작용

위장관 내에서 Lipase의 활성부위와 결합함으로써 Lipase의 활성을 가역적으로 억제하는 Lipstatin의 합성 유도체이다.

지방질 음식을 섭취하면 흡수되기 전에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 형태의 식이지방이 유리지방산과 모노글리세라이드(monoglyceride)로 분해돼야 체내에 흡수가 가능한데, Orlistat은 이를 가역적으로 저해해 섭취한 지방질의 일부가 소화되지 않고 배설되게 된다. 결과적으로 칼로리 감소를 초래해 체중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데, 지방 흡수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므로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흡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체중 감소 효과를 낸다.

하루 3번 120mg의 Orlistat을 복용하면 식이 중 지방의 흡수를 약 30%까지 감소시킨다.

Orlistat을 복용하면 기름진 대변이 나오거나 방귀, 배변조절이 어려울 수 있는 등 심각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부작용이 흔하게 발생하게 된다.

약동학적으로 생체이용률은 5% 이하로 전신 흡수는 거의 미미한 것으로 보고되며 반감기도 1~2시간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약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다. 심지어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Orlistat의 상용량인 120mg을 60mg로 줄인 알리(Alli)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돼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신 흡수된 Orlistat은 간이나 신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고 중증의 간 손상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어 복약안내 시 주의가 필요하다.

Orlistat와 지용성 비타민의 약동학적 상호작용

Orlistat에 의해 지용성 비타민 및 베타카로틴의 흡수가 감소될 수 있는데, 지용성 비타민이 들어있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 허가사항에 기재돼 있을 만큼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군 연구에서 120mg Orlistat 또는 위약을 9일 동안 1일 3회 투여해 비교 분석한 결과, Orlistat 투여군에서 비타민E의 최대 혈중농도가 43% 낮았고, 농도-시간 곡선 면적은 60% 낮게 나타나 연구된 용량 수준에서 Orlistat는 비타민E의 흡수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베타카로틴 또한 Orlistat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됐다. 건강한 지원자 48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Orlistat 120mg을 1일 3회 투여함과 동시에 0, 30, 60, 120mg의 베타카로틴을 투여한 결과, 베타카로틴은 Orlistat에 의해 흡수가 1/3 가량 감소했다. 세 가지 용량에서 모두 일관되게 나타났다.

Orlistat와 지용성 비타민

1187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Orlistat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를 살펴보면, Orlistat의 지용성 비타민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연구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용성 비타민이 기준치 이하로 내려간 대상자에게 종합비타민(Centrum)을 식사와 2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도록 했으며 지속적으로 지용성 비타민의 혈중농도를 모니터링했다.

1년간 복용 후 베타카로틴은 대부분의 치료군에서 정상범위 내로 유지된 반면, 비타민D와 비타민E의 경우 위약 대조군에 대비해 Orlistat 치료군에서 유의한 감소가 나타났다. 2년동안 Orlistat 치료군에서 추가적인 비타민 보충제 투여가 필요한 대상은 14.1%였고, 대부분 대상자에서 보충제 투여로 비타민 결핍 상태가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임상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Orlistat와 지용성 비타민제 섭취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약물 투여 기간은 3~6개월이며, 지용성 비타민을 포함한 종합비타민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비타민A는 혈청 수치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으나 비타민D는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했고, 비타민K도 어느 정도 감소했지만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따라서 Orlistat에 의한 영양결핍을 종합비타민으로 충분히 대처하지 못할 수 있으며 특히 비타민D의 경우 종합비타민을 섭취하더라도 모니터링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연구자는 제안했다.

비타민D는 비만 환자의 특성 상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인식된다. 대부분 연구에서는 비타민의 기저상태가 정상범위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비타민D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 Orlistat 투여는 추가적인 결핍 위험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종합비타민 복용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복약안내 시 비타민D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겠다.

결론

Orlistat 복용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가장 유의해야 할 비타민은 비타민D이다. 비만 환자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 임상수치가 보여주는 결핍 발생률도 가장 낮다. 또한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은 약동학적으로 Orlistat과 병용 시 흡수가 크게 감소하게 되는 영양소일 뿐 아니라 그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단 이 두 영양소는 종합비타민 섭취만으로도 충분히 만회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바 보충제를 통한 섭취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장경일 약사. 더약솔루션 공동대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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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RC natural medicines. Available at: https://naturalmedicines.therapeuticresearch.com
3) 제니칼캡슐 120mg – 허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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