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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 약국에서 수면상담 변화
수면장애를 해결하는 디지털 솔루션 <2>
<지난호에 이어서>
디지털헬스케어 수면 솔루션
앱 기반의 솔루션에서는 수면 문제에 대해 크게 인지행동치료 기반과 비 인지행동치료 기반으로 접근한다. 규제기관의 승인 후 처방을 통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자 하는 ‘디지털치료제’는 주로 임상적으로 검증된 방법인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다.
인지행동치료 기반으로 개발 후 FDA 승인이 완료된 Pear Therapeutics의 Somryst, 유럽의 CE 인증 후 NHS의 수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는 Big Health의 Sleepio 그리고 국내에서 개발 중인 에임메드의 Somzz, 웰트의 Welt-i는 이전 호에서 다룬 바 있다.
인지행동치료 기반이지만 소비자가 직접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DTC(Direct-to-Consumer) 앱 중에서는 미국의 Veterans Affairs에서 개발한 CBT-I Coach나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개발한 마인드모어 앱이 출시됐다. 미국의 CBT-I Coach는 임상도 1건 진행된 바 있으며 꾸준히 쓰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출시된 마인드모어는 인지행동치료에 포함된 지식만을 전달하는 단편적인 콘텐츠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인지행동치료에 비해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수면 앱 중 인지행동치료 이상의 큰 시장을 차지하는 치료법은 ‘명상’이다. 마음챙김이라고도 불리는 명상은 수면의 질 개선과 일상적 우울감 및 불안감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상 기반 수면솔루션 앱인 Calm은 월 1만5000원이라는 구독서비스 치고는 꽤 비싼 가격에도 4000만명 이상의 다운로드, 100만명 이상의 유료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니콘을 넘어서 데카콘을 향하고 있다.
Calm과 함께 시장 내 1, 2위를 다투는 Headspace앱은 조금 더 귀엽고 소비자 친화적인 UI를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ginger.io라는 디지털표현형 연구 회사와 합병해 통합 멘탈 케어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Headspace는 명상 앱 중에서는 유일하게 디지털치료제를 표방하며 디지털치료제 관련 산업체 연합인 Digital Therapeutics Alliance(DTA)에도 소속돼 있다.
해외만큼 시장이 크진 않지만 국내에도 떠오르고 있는 명상앱인 ‘마보(마음바라보기)’가 있다. 마보는 월 40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인에게 맞춰진 명상을 즐길 수 있으며 명상 초보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명상일기를 작성해 커뮤니티 내에 공유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그 외에도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통해 수면, 낮잠, 집중 모드를 제공하는 Prizz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면을 분석해 목표 기상시간 근처에서 얕은 잠을 잘 때 깨워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는 Sleep cycle 등 잘 재우는 앱부터 일상생활을 개운하게 보내도록 해주는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Sleep cycle앱은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달 주기, 활동량, 요일 등에 따른 수면 품질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수면 품질 저하 원인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코골이를 완화시켜주며 수면 무호흡일지도 모르는 환자의 조기진단에 도움을 주는 스노어랩이나 일주기리듬으로 인한 수면장애 완화를 위한 Circadian Rhythm Clock, 시차적응을 위한 Timeshifter 등 수면의 틈새시장을 노린 제품들도 다수 있다.
소프트웨어 단독을 넘어 하드웨어와 결합된 솔루션도 많이 개발됐다. 뇌파를 조절해주는 청각 솔루션으로 유명했던 엠씨스퀘어는 슬립스퀘어라는 수면 전문 브랜드를 론칭해 수면 데이터에 따라 필요한 사운드를 자동 재생하는 스마트베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원오엠에스의 DIVE CONNECT 플랫폼에서는 앱 기반으로 가정의 조명, TV, 에어컨, 전동커튼, 침대 등과 연동해 수면 데이터 기반으로 모든 환경을 나의 수면에 맞게 조절해주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약국활용법
이러한 슬립테크들은 약국에서의 수면상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앱들은 효과는 검증됐으나 사용성이 떨어져 real world에서 효과를 보기 어려운데, 약사가 관리자가 되면 환자들이 앱을 잘 사용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은 그 자체가 매우 훌륭한 데이터 수집 툴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원인이 불명확한 고객의 문제를 진단해 맞춤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약국에서 제공하는 수면보조제는 단기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워 대체로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와 결합된 앱 솔루션을 통해 보조제 단독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수면 문제에 생활습관에 대한 관리를 추가해 수면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는 아직 규제제도가 정착하지 않아 기존 의약품 및 영양제 시장에서는 입증되지 않은 과대광고가 흔하게 이뤄지는데 약사가 각 솔루션에 대해 명확히 알 경우 작용기전 및 근거수준에 대한 해석과 올바른 사용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약국에 직접적으로 수면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는 환자 외에도 타 증상에 대한 원인이 수면 문제이거나 현재 앓고 있는 증상으로 인해 수면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약사들에게 수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수면 문제에 대해 약국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보조적인 디지털 툴을 활용한 상담이 이뤄질 때 약국에 대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성혜빈 약사.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팀 선임연구원.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80/15402002.2017.1376205
2) Jain, S. H., Powers, B. W., Hawkins, J. B., & Brownstein, J. S. (2015). The digital phenotype. Nature Biotechnology, 33(5), 462-463. doi:10.1038/nbt.3223
3) CBT-I Coach, 마인드모어, Calm, Headspace, 마보, Prizz, sleep cycle, 스노어랩, Circadian Rhythm Clock, Timeshifter, 슬립스퀘어, 이원오엠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