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의 디지털치료 <2>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호에 이어서>
ADHD 디지털치료제

△Endeavor Rx
EndeavorRx는 아킬리(Akili Interactive Labs, Inc.)에서 개발한 아동 ADHD 치료용 디지털 게임이다. 주인공이 공중에 떠다니는 쟁반 모양의 보드를 타고 일정 경로를 달리는 레이싱 게임으로 이를 통해 인지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의 전두엽 피질을 활성화해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600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EndeavorRX를 이용하도록 한 결과 하루 25분씩 5일간 게임을 이용한 아동들에게서 인지능력 측정 지표인 TOVA API점수의 유의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으며 실생활에서의 증상을 지표인 ADHD-RS와 IRS 점수에서도 유의한 개선을 입증해 2020년 4월 16일 ADHD 보조 치료제로 FDA De Novo 허가를 받았다.

임상시험 중 좌절, 두통, 짜증을 보이는 부작용이 관찰됐지만 심각성은 경미한 수준이었다. 아킬리에서는 EndeavorRx 처방 시 보호자용 프로그램인 EndeavorRx Insight도 무료로 제공해 보호자가 효과적으로 아동을 관리하고 상태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EndeavorRx는 약사가 그 상담에 관여한다는 것이 특징적인데, 원격진료를 받거나 기존 주치의를 통해 처방이 나오면 PhilRx라는 EHR을 통해 Phil Pharmacy라는 플랫폼으로 전달이 되고 플랫폼 가입 약국에서 환자에게 DTx 등록코드 송부 및 CS의 역할을 한다.

처방 시 원가는 3개월에 450달러인데 환자의 건강보험에서 비용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는 자체적인 가격할인을 통해 300달러 이하로 낮춰서 비용을 부과한다. 3개월간의 사용 후 재처방을 원할 경우는 Phil Pharmacy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약사 상담포인트
이런 ADHD 디지털 치료제가 국내 약국 시장에 도입될 경우 약사는 어떠한 역할을 가질 수 있을까? 약국은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1차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에게 정확한 사용방법, 사용 횟수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해당 치료 기기의 간단한 원리를 설명하고 시연을 통해 순응도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아직은 임상 결과가 충분하지 않지만 더 많은 Real World Data (RWD)가 도출된다면 이를 통해 안전성 입증 현황을 근거로 디지털 치료기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디지털 치료제는 수치화 된 결과 보고서를 제공한다. 약사에게는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며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환자들에게 모호한 의료 개념을 전달하는 것도 상담 시 유의해야 하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지모델링과 같은 개념을 설명하며 어떤 방식으로 집중력이 강화되는지 구체적인 치료 과정을 환자들에게 상담 시 지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치료제가 게임의 형식일 뿐 치료, 예방, 진단 목적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결국 디지털 치료제는 인지치료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보조 치료제로 사용되는 만큼 다른 약물, 치료법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양한 질병, 영양치료와 함께 융화해서 상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약국이며 그 과정에서 약사의 개입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가 도입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 약사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

정예건.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DOPA ETC팀.

참고자료
서울아산병원, Akili interactive lab, 이모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