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에서 상담·보험까지 ‘새로운 헬스케어’

2022.04.20

약국과 디지털헬스케어, 약사가 만드는 미래형 약국 <1>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았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앞선 호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대한 소개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 동향 그리고 디지털치료제의 정의와 대표적인 사례, 장단점 및 시장규모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약국과 관련된 디지털헬스케어 사례와 약국의 디지털전환 현황을 다뤄보고자 한다.

미국의 약국 관련 스타트업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에서 불법이었던 의약품 배송이 한시적·제한적으로 완화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의약품 배송 플랫폼이 성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런 플랫폼들은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큰 시장규모를 차지해온 사업 모델들이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발달한 미국 내 약국 관련 스타트업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약국 디지털헬스케어가 나아갈 방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이 인수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Pillpack’은 약국에서 의약품 소분조제를 잘 해주지 않는 미국에서 의약품 소분조제 및 배송을 지원해 환자들은 약 복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

Pillpack은 미국의 특수한 의료체계 내에서 처방전 리필제도의 한계점을 플랫폼으로 해결했으며 환자와 수많은 사보험사 간의 관계들을 중계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아왔다. 아마존은 Pillpack을 인수한 후 ‘필팩 바이 아마존 파머시’로 브랜드명을 변경하며 온라인 파마시 진출을 가시화해 자국을 포함한 전 세계 약국들에게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미국시장 내 큰 시장을 차지하는 또 다른 약국 관련 사업은 남성의 발기부전, 탈모, 미용, 다이어트 등에 적용되는 직접 수령하기 민망한 의약품들을 원격진료 후 배송해주는 플랫폼인 ‘hims health’이다.

Hims는 비아그라 배송으로 시작해 현재 분기별 매출 약 8400만 달러을 기록할 정도로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성용 여성탈모, 여드름약, 우울증약, 피임약 등을 원격진료 후 배송해주는 ‘hers health’까지 확장했다. 최근에는 해당 모델이 불법인 국내에 동일한 모델을 도입한 ‘썰즈’를 런칭해 탈모, 숙면, 여드름 관련 의약품을 비대면 진료 후 배송해주고 있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마지막 사례는 한국에는 없는 개인약료 서비스, MTM(Medication Therapy Management)을 구현한 ‘aspen’이라는 기업으로 환자의 의약품 사용 관련 문제들을 약사의 상담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Uber for pharmacists라고도 불리는 이 기업은 미국의 전 약사회장이 만든 스타트업으로 약사가 환자의 의약품 관련 문제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면 보험사에서 약사에게 수가를 지급하는 모델로 약사 전용 상담 플랫폼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든 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행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비용절감과 생산성향상을 이루는 것이며 두번째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놀랍게도 외식업계인 도미노피자이다. 미국의 도미노피자 본점은 ‘DOMINO’S ANYWARE’이라는 플랫폼을 런칭해 문자, 메신저, 슬랙, 음성, 트윗, 인공지능스피커 등 모든 디지털 창구를 이용한 피자주문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를 통해 피자 업계 전세계 2위에서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도미노피자가 오프라인 프로세스를 온라인으로 옮긴 사례라면, 아마존에서 런칭한 Amazon Go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 내 영상 정보와 무게 측정 장치, 시각적 센서 등 실시간 데이터 수집 툴을 통해 세계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check-out 프로세스를 없앤 사례이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위시리스트’, ‘장바구니’ 데이터를 모으는 역할을 하여 혁신을 이루어냈다.

약국에서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일으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행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첫번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대부분의 약국에서 사용하는 청구프로그램인 Pharm IT 3000 및 PM+20을 통해 이루어진 바 있다. 이는 약국의 행정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해 약국의 업무효율성을 향상시켜왔다. 그렇다면 새로운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두 번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사례는 없지만 크레소티의 ‘팜케어’, ‘태전약품의 우약사’, ‘아약'(아는약사), ‘내손안의약국’ 등 약국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루려 하고 있으며 참약사 약국체인은 개인맞춤영양제 ‘핏타민 서비스’로 약사 화상상담을 도입하거나 ‘아하커넥츠’ 플랫폼 내 약료서비스 온라인 상담을 통해 약사의 비대면 상담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 있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대형 약국체인인 월그린(Walgreens)는 2018년 디지털의료플랫폼인 ‘Walgreens Find Care’을 통해 원격의료와 처방, 드라이브 스루 또는 의약품 배달 및 연중무휴 24시간 약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코로나19 위험 평가와 임상시험 정보를 제공하며 성공적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성혜빈 약사.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