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기, 미래 약국·약사의 모습은?

2023.05.24

[명사특강⑥] 온누리H&C 박종화 대표, 참약사그룹 김병주 대표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아 미래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화두로 떠올랐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치료 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두는 의료패러다임의 변화속에서 미래 약국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될까?

대한약사회 약사공론이 주최하고,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가 주관하며, 위드팜이 후원하는 ‘명사특강-선배들이 들려주는 약사 이야기’ 그 여섯번째 행사가 지난 20일 대한약사회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강의에서는 국내 약국체인을 대표하는 온누리H&C 박종화 대표와 참약사그룹의 김병주대표가 연사를 맡아 120여명의 약대생들과 미래 약국의 모습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먼저 온누리H&C 박종화 대표(사진)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유통채널의 역성장을 설명하며 미래 약국의 모습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는 편의점을 제외한 모든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낮아지면서 유통의 대변혁의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과거처럼 가격만을 가치로 삼았던 매장들은 이제 경쟁력이 없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의 주도권은 소비자로 넘어가면서 편리함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소매업이 붕괴되면서 약국에서도 조제를 넘어서 헬스케어와 뷰티케어도 취급해야 한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미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약국에서 의약품 외에도 헬스·뷰티케어 제품을 취급하면서 소비자들이 한자리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다. 국내에서도 약국이 치료라는 가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박대표의 설명이다.

박종화 대표는 “의약분업 이후 약국은 인근 병의원의 숫자나 저렴한 가격이 중요한 가치였다면 앞으로는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개인의 건강관리를 책임질 수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고, 그런 약국이 살아남는 시대가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쉽지 않겠지만 인근의 병의원이 아니라 전국의 처방전을 취급하는 약국은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면서 “내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약국에서 환자들이 편리하게 처방을 받고 어느곳보다 정확한 건강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시대가 되도 약국은 사라지거나 위협을 받지는 않겠지만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고객들에게 선택받는 약국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참약사 김병주 대표(사진)는 개인맞춤형 건기식과 DTC유전자검사를 예로 들며 디지털시대에 맞춰 약사들이 앞으로는 약의 전문가에서 건강상담 전문가로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영양사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소비자들이 영양사들보다 약사들의 상담에서 신뢰감을 느끼고 구매로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약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개인맞춤형 건기식 사업은 구매전환율이 55%에 달한다. 보통 3%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약물이나 건기식간 상호작용에  대해 잘 이해하는 약사들의 상담이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도를 준 덕분이다.

또한 그는 “DTC유전자 검사시장이 열리면서 그동안 병원을 경유해야 얻을 수 있었던 건강데이터가 소비자들에게 오픈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혈압이나 스트레스 등의 지수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공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정보에 환자가 대응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진료비를 내고 기다려야 가능하지만 약국에서는 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상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서 처방약 정보 외에 다른 정보들은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확보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질병이 있는 환자들이 약국을 많이 찾았다면 앞으로는 건강한 사람들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약국에 올 것”이라면서 “약국에서도 건강정보를 해석하고 조언해줄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면 우리 미래 먹거리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