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m약사 약국 체인
언론 속 참약사
건강보험 적용된 일본의 ‘Cureapp SC’
금연의 디지털 치료 <1>
도입
국내 전체 인구의 20%, 남성의 34%는 흡연자이다. 국내 남성의 3명 중 1명 이상이 담배를 피는 셈이다. 이들 중 만성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병원에서 ‘금연을 하라’는 권고를 한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담배는 폐에만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왜 고혈압, 당뇨 환자에게도 금연을 하라는 것일까?
또한 담배를 끊기 위해 어떤 치료가 사용돼 왔고, 디지털 치료제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에 대해 이번 호에서 다뤄보려 한다.
흡연과 질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로 인한 질환으로 인해 절반 정도가 사망하고, 비흡연자에 비해 평균 10년 정도 조기 사망한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810만명이 담배 사용으로 사망했다고 보고됐다.
담배의 대표적인 성분에는 중독성 유발 물질인 니코틴, 노화 및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일산화탄소, 발암 물질인 타르, 나프틸아민, 벤젠, 염화비닐, 발암물질, 비소, 카드뮴 등이 있다.
이러한 담배로 인해 유발되는 질환은 크게 암, 호흡기 질환, 심뇌혈관질환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암으로, 흡연에 의한 대표적인 사망 원인이다. 금연할 경우 폐암을 비롯해 구강암, 소화기계암, 방광암,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특히 폐암에 그 영향이 큰데, 10~15년 이상 금연할 시 폐암 위험은 절반 정도로 감소한다.
둘째로 담배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대표적 원인이며 천식과 결핵, 만성기관지염에 위험을 초래한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흡연할 시 폐기능이 빠르게 감소하고, 호흡기 감염과 입원이 증가한다.
셋째로 흡연은 심장질환 및 뇌혈관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중증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가 2~4배 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장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흡연할 시, 심부전의 재발과 심근경색 및 사망률 증가가 초래된다.
심근경색의 상대위험도는 흡연군에서 3.6배, 금연자에서 1.2배로 유의미하게 차이가 존재하며, 흡연은 좌심실 부전 환자에서 심부전의 재발, 심근경색 및 사망률 증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이외에 흡연은 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뇌졸중 진료지침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는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금연을 위해 상담, 니코틴 대체요법, 경구용 금연 보조제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존 치료 방법
위와 같은 담배의 위험성으로 인해, 금연은 다수의 조건에서 필수적으로 행해져 오던 치료이다. 기존 금연 치료에는 어떤 방법과 약이 존재하고, 이러한 치료가 추후 디지털 치료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추측해보도록 하자.
미국 보건부는 임상 의사를 위한 2008년 니코틴 사용장애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치료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여기서는 5A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의료시설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에게 흡연 여부를 묻고(Ask), 담배를 끊도록 권하며(Advise), 금연의 의지가 있는지 평가해서(Assess) 금연 의지가 있다면 끊도록 도와주고(Assist) 다음 일정을 잡는다(Arrange)는 개념이다.
특히 이러한 전반적 치료 과정에서 기존 금연 치료는 비약물 치료, 약물 치료를 병행해 이뤄질 것이 권고된다. 약물치료나 상담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병행했을 때 금연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비약물 치료는 동기 부여 상담, 심리적 지지, 금연 상담 전화, 컴퓨터·웹 기반 도움, 자가지침서, 운동 요법, 식이 요법, 인지행동 치료 등을 포함한다. 이외에 미국 HHS는 최근 대화식, 문자 응답 식의 문자 메세지 서비스도 비약물 요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기 강화 치료 및 심리적 지지 등 진료 상담이 현재 금연 치료에 주요하게 사용되며 보험 급여에 반영되고 있다. 즉 의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한편, 지지 및 격려를 제공해 환자를 심리적으로 지지하고 동기와 자신감을 북돋아 금연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약물 치료는 여러 실증 연구에서 그 유효성이 입증됐으며, 치료 기간동안 효과가 유지될뿐만 아니라 끝난 후에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약물 치료는 니코틴 대체제와 금연 약제가 존재한다. 니코틴 대체제는 니코틴 의존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장기간 금연보조제로 효과적이며 50~70%의 금연 성공률을 나타낸다. 니코틴은 뇌에 작용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보상 행동을 유도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유발돼 환자는 점차적으로 흡연량을 늘리게 된다. 니코틴 대체제는 담배 성분 중 니코틴만 소량 함유해 이러한 의존성을 개선하는 약제로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니코틴 사탕 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다양한 제형 중 여러 제형을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최소 3개월 이상의 사용이 권장된다. 이외의 금연 1차 약제로는 대표적으로 신경계에 작용하는 부프로피온 서방정, 바레니클린 등이 있다.
위의 치료 중 디지털로 구현하기 가장 용이한 것은 비약물 치료일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치료제들은 기본적으로 비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해 니코틴 의존증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외 예시인 Cureapp과 Clickotine을 살펴보고, 국내 예시를 들여다보자.
일본의 Cureapp SC
Cureapp SC는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기와 함께 환자와 의사 간 비약물 치료를 모바일 상에서 구현해낸 앱을 포함한 니코틴 사용장애 디지털 치료제이다.
의사인 사타케 코타가 2014년에 창립한 회사인 CureApp에서 만들었는데, 이 회사는 여러 디지털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구현하고 있으나 가장 유명한 것은 니코틴 사용장애 치료제 Cureapp SC이다.
일본에서 Cureapp은 병원에서 의사가 진료 받은 환자에 처방하는 전문의약품 유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공 보험 수가도 받고 있다. 가격은 보험 수가 기준 약 25만원이다. 이는 12주 가량의 앱 사용에 대한 평가비용 약 1.4만원, 앱 및 일산화탄소 측정기 평가 비용 24만원을 포함한다. 즉 한 달에 2만원 가량의 가격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형성을 이루고 있다.
Cureapp SC는 실제 일본에서 런칭해 수백 개의 의료 기관에서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회사에서는 연간 75억원 가량의 매출을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이는 디지털 치료제 중 비교적 초기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요인으로는 내부 및 외부 요인이 존재한다.
내부 요인은 회사 측 R&D 기술로, 적절한 제품 개발과 임상 설계로 임상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를 보인 것이다. 외부 요인으로는 일본 규제 기관인 건강보험기관과 후생노동성의 지원이 있다.
Cureapp SC는 일본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첫번째 디지털 치료제인데, 선진의료제도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신의료기술을 유연하게 도입한 사례이다. 후생노동성의 규제 개혁도 Cureapp의 상용화에 기여했는데, 2022년 기준 국가 진료비 보상 제도에 소프트웨어 의료 기기가 추가돼 Cureapp은 치료용 앱으로 최초로 허가됐다.
Cureapp은 이외에도 고혈압, NASH(비알콜성 지방 간염), 만성심부전치료 디지털 치료제의 파이프라인이 있으며, 이 중 고혈압 치료제인 CureApp HT는 세계 최초 고혈압 치료용 앱으로 런칭됐다. 이러한 실질적 성과 창출로 인해 Cureapp은 현재 Series G 단계로 1300억의 누적 투자 금액을 기록했다.
Cureapp은 의사용 프로그램, 환자용 앱, 일산화탄소 측정기로 이뤄져 있으며, 사용 절차는 전형적인 전문의약품과 유사하다.
첫째로 처방 전 의사는 Cureapp에 계약신청을 보내고, Cureapp측은 의사에게 Starter Package를 전송해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한다.
둘째로 의사가 진찰 후 Cureapp을 처방하게 되면, 환자 정보를 처방기록(APS)에 등록한다.
셋째로 환자는 전용 QR코드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 받고, 환자가 계정 및 검사기를 등록한 후 처방 코드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넷째로 환자는 이를 이용해 흡연의 지표인 일산화탄소 농도를 기록하고 체중, 복약 상황, 담배 욕구 등 건강 지표를 입력한다.
마지막으로 앱과 의사가 관여해 환자에게 피드백한다. 앱은 알고리즘에 따라 판단하거나 의사의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의 행동에 대해 채팅으로 조언한다. 예를 들어 기상시간, 취침시간 등에 담배 욕구가 높아지므로 “심호흡을 해보라”는 등의 알림을 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동영상 등으로 금연 유지에 도움이 되는 행동 요법을 교육하거나 금연 유지 관련한 일일 기록을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Cureapp은 임상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5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모의 테스트에서 효능을 입증한 것에 더불어 1만 7584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서도 효능을 보였다. 24주까지 지속 금연율은 치료용 앱군이 63.9%로 대조 실험군의 50.5%보다 13.4% 높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러한 임상은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약물 치료와 병용해 나타난 것인데, 비교 임상이 아니기에 한계가 있으나 Varenicline 등 기존 금연 약제의 단일 요법 대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다음호에 계속>
진나래 약사. DOPA OTC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