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 평가에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

2022.07.18

수면장애를 해결하는 디지털 솔루션 <1>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도입
“잠을 잘 못 잤어요”부터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해요”까지 잠과 관련된 문제는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의 인지능력 저하 그리고 피로감과 소화장애, 근육통 등 약국 방문객들이 자주 호소하는 신체적인 문제까지도 이어진다.

반대로 다른 신체적 문제나 의약품 등으로 인해 유발되기도 하기 때문에 헬스케어와 수면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흔히 수면 문제라고 하면 잠에 들지 못하는 불면증을 떠올리지만 ‘잠을 잘 잤다’라는 말은 그보다 더 큰 범주를 포함한다.

잠에 들지 못하는 불면증부터 잠을 유지하기 힘들어 자꾸 깨는 불면증, 잠을 잘 자더라도 주간 졸음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과다수면장애, 갑자기 잠들어 버리는 기면증, 자는 동안에 호흡이 저하되거나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생체리듬이 환경리듬과 뒤틀린 일주기리듬 수면장애, 악몽, 몽유병, 자는 동안 주기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모두 DSM-5에서 분류한 수면장애다.

이번 호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에서 수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다뤄보려 한다.

 

 

수면의 질 평가
‘잘 잤다’라는 것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인 수면의 질(Sleep Quality)는 어떻게 측정할까? 단순히 오래 자면 잘 잔 것일까? 주관적인 개념인 수면의 질을 수치화하려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다. 크게는 피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설문으로 평가하는 방법과 객관적인 수치 데이터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주관적인 느낌 평가는 수면 개시, 수면 유지, 수면 후 각성 등 야간의 잠 그 자체에 집중하는 평가 도구인 Insomnia Severity Index (ISI)와 수면으로 인한 주간의 피로도를 측정하는 Epworth Sleepiness Scale(ESS),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를 평가하는 Short Form-36(SF-36) 등으로 나뉜다. 야간증상과 주간증상을 모두 포함해 가장 흔하게 쓰이는 지표는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PSQI)가 있다.

객관적인 평가 지표는 자려고 누워있던 시간 중 실제 잠에 들었던 시간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Sleep Efficiency(SE), 잠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Sleep Onset Latency(SOL), 전체 수면 시간인 Total Sleep Time(TST), 잠든 후 깨어난 횟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Wake After Sleep Onset(WASO) 등이 있다.

해당 지표들은 피험자가 직접 작성한 수면일기를 통해 계산됐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측정 기술의 발달로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자동으로 측정되기도 한다. 디지털 측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수면 데이터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많은 지표들 중에 실제 잘 잤다고 느끼는 정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어떤 지표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2015년 수행된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의 질과 해당 요소들 간의 상관관계를 측정한 연구에서는 WASO, TST, SOL이 모두 주관적 수면의 질과 상관성이 크며, 디지털로 객관적으로 평가한 데이터보다는 피험자가 주관적으로 기록한 데이터를 통해 평가한 데이터가 더 상관성이 크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이라는 개념에서는 SNS, 앱, 스마트폰 이용 패턴을 통해 수면 패턴이나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수면 문제 해결 방법
이전 불면증 편에서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수면위생법에 대해 다룬바 있다. 이외에도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감태추출물, 미강주정추출물, 락티움은 ‘수면’에 대한 기능성으로 개별인정 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B3, 비타민B6, 비타민B12, 트립토판 등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로 알려져 해당 영양소가 포함된 아몬드, 땅콩, 바나나, 우유 등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추천된다.

이외에도 쥐오줌풀이나 산조인, 천왕보심단 등의 생약성분도 의약품이나 식품의 형태로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라벤더나 캐모마일 등은 수면을 돕는 오일이나 향초로도 사용된다.

일주기리듬과 관련된 수면장애는 빛을 이용한 치료가 주로 활용된다. 원하는 조도의 빛을 줄 수 있는 광박스부터 시간대에 맞게 자동으로 조도가 조절되는 수면등까지 ‘슬립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성혜빈 약사.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