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질환에서 식습관과 영양소 섭취

2022.03.28

위식도역류질환 약물 영양결핍 발생 흔해

드럭머거(drug muggers), 단어 그대로 영양소 ‘도둑’이라고도 해석되는데 미국의 수지코헨 약사가 최초로 제시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이 분해, 흡수,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필수적 영양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개념으로 국내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환자 상담의 주요한 툴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약사저널은 더약솔루션 장경일 대표와 함께 테마질환의 드럭머거를 전격 연재한다. 약물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지키고 최고의 신뢰받는 약사로 거듭나자.  [편집자 주]

소화기질환에서 주의해야 할 영양소를 알아보자. 질병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식습관을 체크해보고 질병 및 약물과 영양소의 관계를 살펴보자.

위식도역류질환
위식도역류질환을 앓고 있다면 ①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을 피해야 하며 ② 직접적으로 위나 식도의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도 주의해야 한다.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낮춰 역류를 일으킬 수 있는 식품에는 튀김처럼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나 초콜릿, 박하, 민트, 카페인, 알코올, 커피 등이 있는데 이들 음식은 역류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커피나 알코올은 위산 분비도 증가시키므로 가능한 절제하는 것이 좋다. 식도 점막에 직접 자극을 주는 매운 음식, 오렌지주스, 토마토주스 등을 먹으면 위역류식도환자의 경우 식도 점막의 염증 부위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우유의 경우 일시적으로 위산을 중화시키고 위점막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위식도역류질환에 권장하지 않는 식품이다. 음식 요인 외에도 체중 증가는 복부의 압력을 높여 역류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흡연은 하부식도괄약근 압력도 낮추면서 직접적인 위장 손상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 비타민C: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 과일은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저해하면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화합물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어서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브로콜리, 양배추 등에 많이 포함된 메틸메티오닌설포늄, 설포라판과 같은 물질은 위점막 재생을 돕고 발암물질의 작용도 억제할 수 있다.

– 칼슘: 칼슘 제제는 제산제(탄산칼슘)의 주성분으로 활용되기도 하여 위장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일부 보충제는 위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할 뿐 아니라, 고칼슘혈증은 위식도역류질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 아연: 위산분비억제제 복용중인 환자에 아연을 함께 섭취하도록 하면 위벽 세포를 안정화시켜 궤양 발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기도 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진행된 이중맹검연구에서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게재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가 유발하는 영양소 결핍’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식도역류질환은 약물에 의한 영양결핍이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소의 필요성과 결핍가능성을 모두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급·만성 췌장염
급성기에는 췌장에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정맥영양을 통한 수분 및 영양제를 공급하고, 차차 유동식, 연식, 일반식으로 이행할 수 있다. 저지방 식이는 췌장 소화액의 필요성을 최소화하고 저섬유질 식이는 장 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고 있다.

에너지원 중에서 비교적 소화가 잘 되는 당질을 중심으로 섭취하되 단백질은 초기에 제한하다가 증세가 호전되면 차차 증가시킬 수 있다. 만성 췌장염에서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 감소에 따른 대응이 필요할 수 있으며 당뇨환자와 비슷한 영양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지방변이 나타나거나 만성 췌장염에서는 통증을 완화하고 소화 개선을 돕기 위해 리파아제가 포함된 췌장효소 대체요법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효소 대체요법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큰 효과를 못 보기도 하다.

췌장염에서의 영양결핍은 ① 영양소의 흡수 장애 ② 질병의 중증도로 인한 대사 활성 증가와 연관이 있는데 영양결핍을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 지용성비타민: 췌장염에서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지방의 흡수 저하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지용성 비타민과 같은 필수 영양소의 결핍으로 이행되기 쉽다. 따라서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비타민A, D, E, K의 섭취에 유념하는 것이 좋다.

– 엽산: 췌장효소 대체요법제(노자임® 등)는 엽산과 불용성 복합체를 형성해 식이 엽산의 흡수를 감소시키고 엽산 결핍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므로 췌장효소 대체요법을 장기간 사용하는 만성 환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 철분: 철분 또한 췌장효소 대체요법제에 의해 영향을 받는 영양소이다. 비록 소규모 연구이기는 하지만 췌장 효소 제제 투여에 의해 철 흡수가 유의하게 감소됐고, 장기간 섭취 시 철분 결핍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셀레늄: 셀레늄은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췌장염과의 연관성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자유라디칼 생성이 증가하고 항산화 물질의 결핍, 특히 셀레늄의 결핍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만 아니라 셀레늄을 비롯한 항산화제를 섭취하면 췌장염에 의한 손상을 막고 췌장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으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더 많은 확증 연구가 필요하다.

– 글루타민: 몇몇 연구에서는 글루타민 강화 영양요법이 췌장염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글루타민이 대사 연료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세포 증식과 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절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어 보조요법으로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염증성장질환에서 엄격한 식사제한은 권장되지 않고 있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미흡할 뿐만 아니라, 영양이 결핍되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장까지 흔하게 침범하는 크론병에서는 영양소 흡수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나는 반면, 궤양성대장염에서는 소장보다 대장에 병변이 집중되어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철분과 엽산은 궤양성대장염에서 대표적으로 호발하는 결핍 영양소이다.

소장에서 대장까지 연속적으로 병변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지방의 흡수불량으로 인해 지방변이 나타날 수 있으며, 따라서 지방질 섭취 제한을 요하는 경우도 있다.

유당은 섭취 시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설사를 하지는 않는지, 살피면서 적절히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장경일 약사. 더약솔루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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