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기 등 약국 전용 솔루션 개발

2022.06.13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 <2>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호에 이어서>
처방용 디지털치료기기를 목표로 하는 솔루션
이전 호에서는 치매, ADHD 영역에 디지털치료제로서 승인을 받았거나 승인을 목표로 하는 DTHR-ALZ, 슈퍼브레인, EndeavorRx, 스타루커스를 중점적으로 다뤘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디지털치료기기로써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연구개발중인 사례 두 가지를 추가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이며 범불안장애 디지털치료제 ‘Anzeilax(엥자이렉스)’의 확증임상을 진행 중인 ‘HAII(하이)’에서도 OTC영역의 웰니스용 디지털솔루션으로 어르신 메신저 포탈인 ‘새미톡’을 운영 중이다.

‘새미톡’은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하여 AI 챗봇인 ‘새미’와의 대화를 통해 계산영역, 언어영역, 집중력, 실행능력, 기억력 5개 영역의 인지강화 훈련을 위한 13가지 게임과 건강정보,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경도인지장애 치료 및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하며 현재는 OTC로 처방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처방용 디지털치료제인 Alzguard로 고도화 및 규제기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노유헌 교수가 공동창업해 2021년 5월 네이버, 카카오의 공동 투자를 유치한 ‘EMOCOG(이모코그)’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gthera(코그테라)’를 개발해 오는 6월까지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인 ‘메타기억교실’을 자체 개발해 보건소 등을 통해 오프라인 및 AI 스피커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개발 중인 코그테라는 15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고 5편의 논문을 통해 이미 그 효과를 검증해온 바 있다.

코그테라는 국내 시장뿐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올해 3월 독일지사를 설립했다.

하드웨어 기반 의료기기로 뇌파 제어
전기, 초음파, 자기 등의 자극을 이용해 특정 부위나 장기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의료기기인 ‘전자약’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와이브레인’은 2021년 우울증 전자약인 ‘마인드스팀’의 시판허가에 성공했다.

뇌에서 특정 질환에 따라 일정한 패턴의 전류가 흐르는데 이러한 전류를 β파 분석을 통해 판단한 후 경두개 직류 전기자극법(TDCS)으로 뇌에 미량의 전기를 흘려보내는 기전을 통해 주요우울장애를 치료한다.

와이브레인은 우울증 전자약에 이어 2015년부터 경도치매 전자약에 대한 수차례의 탐색임상을 완료했으며 2019년 확증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받았고 2022년 4월 환자 모집을 완료해 6개 국내 대학병원서 6개월간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세계 최초로 100% 재택 기반으로 진행되며 이르면 내년 초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국과 약사의 역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알츠하이머, ADHD 치료 및 일반 인지기능 개선에도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성과도 입증되고 있다. 주요 제약사와 대기업에서도 디지털치료를 활용한 인지기능 개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약국은 어떠한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치매 치료는 조기진단이 핵심이며 조기진단을 위한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치매예방 및 치료용 솔루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미 증상이 나타난 후인 경우가 많다.

약국은 고령의 환자가 주로 방문하며 타 기관 대비 기존 복용의약품 및 질병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치매 초기증상을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는 약국을 활용한 치매 자가진단 모델도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치매의 초기 진단 측면에서 약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현재 약국에서 유통되는 포스파티딜세린 등의 치매 예방용 영양제와 더불어 의료기기 및 디지털솔루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치매 단계에 맞는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약국 내에 디지털화된 치매조기진단 기기를 통해 자가진단을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디지털치료기기’ ‘전자약’ 등의 생소한 개념의 치료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 및 상담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약사가 약물치료에서 적절한 약물 복용법을 알려주고 복약이행도를 증진시켜 치료효과를 증대시켜주는 것과 같이 해당 솔루션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해 치료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환자와 솔루션 공급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기존 솔루션 유통처로 작용할 뿐 아니라 약국 전용 솔루션이 개발된다면 처방약의 복약이행도를 개선하는 기능과 더불어 인지기능에 대한 훈련을 제공하여 통합적인 질병 관리가 가능하도록 함을 통해 차별화를 줄 수 있을 것이며 전체 약사 교육 측면에서 인지장애 상담 전문약사 커리큘럼이 개발 및 시행된다면 인지기능 개선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약국을 방문하게 함으로써 약사의 직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성혜빈 약사.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