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머거’ 약물이 유발하는 영양학적 변화를 말하다 <1>

2022.02.28

[대한약사저널-드럭머거] 장경일약사, 처방전으로 보는 영양관리 솔루션

드럭머거(drug muggers), 단어 그대로 영양소 ‘도둑’이라고도 해석되는데, 미국의 수지코헨 약사가 최초로 제시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이 분해, 흡수,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필수적 영양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개념으로, 국내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환자 상담의 주요한 툴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약사저널은 더약솔루션 장경일 대표와 함께 테마질환의 드럭머거를 전격 연재한다. 약물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지키고 최고의 신뢰받는 약사로 거듭나자.  [편집자 주]

약-영양소 통합 관리: 드럭머거의 확장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영양결핍은 약사에게 상당히 익숙한 개념이다. 영양소를 도둑질 하는 약물이라는 뜻의 ‘드럭머거’라는 이름표를 달아주고 약국에서 복약안내를 하거나 영양제를 상담할 때 꼭 보충해줘야 하는 영양소로 환자에게 설명해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럭머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는 ‘DIND(Drug-induced Nutrient Depletion)’라는 용어가 학술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약물에 의한 영양결핍은 환자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약국 현장에서 환자에 설명하는 중요한 복약안내 요소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드럭머거 활용의 한계점

우선 처방의나 환자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처방전에 의한 복약 안내 시 영양소를 결핍 시킬 가능성을 설명해주는 것도 좋지만 약물의 치료효과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처방 의사와의 인식 차이가 발생하곤 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아직 생소한 감이 없지 않다. 심지어 자칫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영양결핍 시키는 약을 왜 처방했는지 의사에게 따져보겠다는 반응을 호소한 경우도 있다.

환자 평가 과정이나 약물 요법 검토의 일환으로 약-영양소 상호 작용을 체계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처방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도 드럭머거 중심의 설명보다는 약물-영양소의 상호작용의 하나로 접근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

△약-영양소의 상호작용 분류

따라서 약물의 의한 영양결핍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영양결핍 가능성을 알려주고 대응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전체적인 영양관리 솔루션을 중심으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A약물을 오래 드시면 B영양소가 고갈될 수 있으니까 따로 섭취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의 안내를 “A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계시니까 B영양소는 피하는 게 좋고 C영양소는 더욱 신경 써서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거나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제품을 통해 섭취할 수도 있습니다” 정도의 설명으로 확장시켜 주는 것이다.

기존의 드럭머거 정보에서는 결핍 발생 가능성 여부만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량적 평가가 함께 이뤄진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현실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

약물-영양소 상호작용이나 약물유발 영양결핍 정보에 대해 정량적 평가가 아직 이뤄지지 못한 사례가 많은 현실이지만 현재의 대응권고 수준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시할 수 있으면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테면 결핍 발생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미미한 수준의 영향이 예상될 때는 예방적 대응이나 모니터링을 권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약-영양소 상호작용 평가 방식의 예

△약물유발 영양결핍 평가 방식의 예

의약품을 고려한 영양 솔루션
‘몸 안의 영양소를 빼앗아 가는 약’이라며 영양제 하나 더 먹게 하는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접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약물과 연관된 통합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원으로 약사의 역할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분기별 테마에 맞춰 다음과 같이 약물과 연관된 다양한 영양학적인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특정 질병에 대한 처방전을 대할 때 영양학적으로는 어떤 주의사항을 제공해야 할지, 필요하다면 어떤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소를 섭취해야 할지 정립할 수 있길 기대한다.

본 고를 통해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영양학적 변화를 영양결핍 정보를 포함해서 폭넓게 살펴보고 특정 질병상태에서 발생하는 약물-영양소 상호작용이나 특정 질환 치료제에서의 영양학적 특이사항을 알아보겠다.

또한 기존에 약물 중심으로 알려진 드럭머거 정보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 질환 중심 접근이 가능하도록 처방 예시와 함께 영양소 섭취 솔루션을 제시해 보겠다. 테마질환별로 약물의 영양학적 연관 정보를 정립해 두면 실전 적용이 용이할 것이다.

미래 약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이다. 약과 먹는 것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약사의 역할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이어서 위식도역류질환을 시작으로 테마 질환별 약물과 영양학적 고려사항을 살펴보겠다.

장경일 약사. 더약솔루션 공동대표.

참고문헌
1) Boullata, Joseph I., and Vincent T. Armenti, eds. Handbook of drug-nutrient interactions. Vol. 26. Totowa, NJ: Humana Press, 2004.
2) TRC natural medicines. Available from: https://naturalmedicines.therapeuticresearch.com
3) Joseph T. Dipiro;  PharmD ;  FCCP 외. 임상약학 백과사전(Pharmacotherapy : a pathophysiologic approach. – 6th 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