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앱, 혈당 모니터링·약물관리 집중

2022.11.14

당뇨의 디지털치료제

시대의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풍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던 국내 보건의료계도 변화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디지털치료제도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치료제는 무엇일까요, 작동 원리는 무엇이며, 어떤 질병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상담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은 막막합니다. 이에 ‘참약사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 DOPA’를 통해 약사의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당뇨는 현대 사회의 큰 문제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중 당뇨병 유병률은 16.7%로 한국 성인 7명 중 1명은 당뇨를 앓고 있는 반면, 당뇨병 치료의 조절률은 24.5%로 4명 중 1명에 그쳤다.

당뇨는 그 자체가 증상이 있지는 않지만 적절히 관리되지 않았을 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은 아주 작은 몸의 변화에도 매우 예민하고,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의료진이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도록 돕기 위한 디지털 프로그램이 이미 FDA의 승인을 받아 처방을 통해 활용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당뇨관리를 돕는지, 그리고 약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당뇨병이란?
당뇨란 혈액 속의 포도당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은 상태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된 인슐린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세포로 들어가지 못한 포도당이 혈액 내로 계속 쌓이게 되어 발생한다. 전자는 제1형 당뇨로 주로 40세 이전에 발생하며 마른 체격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반면, 후자는 제2형 당뇨로 과체중인 경우에 서서히 나타난다.

전체 당뇨병의 90%는 제2형 당뇨이다. 한 번 발병하면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이미 당뇨가 발생했을 경우 지속적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해 잘 조절이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의 임상적 치료법
(1) 약물치료
제2형 당뇨 진단 시 1차로 추천되는 치료는 경구혈당강하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로 인슐린의 분비를 직접 촉진하거나 인슐린의 작용을 강화하거나 포도당의 흡수를 막는 등 다양한 기전의 약을 현재 상태에 따라 결합해서 치료한다.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경구혈당강하제의 종류는 <표1>과 같다.

경구혈당강하제 외에도 빅토자, 트롤루시티 등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주사제 형태의 인크레틴 유사체 약물도 함께 사용된다.

이 계열의 약물은 체중조절에도 효과가 있어 비만한 당뇨인에게 주로 사용된다.

반면 1형 당뇨이거나, 제2형 당뇨에서 조절이 안되거나 경구약물 사용이 어려운 경우는 인슐린을 직접 주입하는 인슐린 주사를 활용한다.

(2)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되 식사간격은 늦어도 6시간 아내를 지켜야 한다. 오래 굶다가 식사를 한 경우 오히려 과식을 할 수 있으며 식후 혈당이 더 올라간다. 또한 야채, 과일, 곡류는 섬유질 함량이 많은 것을 선택해야 하며 간식은 과일이나 우유 등으로 먹는다.

금주 및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흡연을 하는 경우 혈관합병증 확률이 크게 증가하며, 음주를 하는 경우 급격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한다면 칼로리와 당이 낮은 안주를 선택하고 주 1~2회, 한 번에 1~2잔만 마시도록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에서는 높은 권고 수준으로 체중조절이 권고된다. 체중 조절 방법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원고에서 자세히 다룰 정이다.

(3) 인지행동치료
DCCT 연구(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와 UKPDS 연구(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당뇨병 치료순응도는 향상되고 우울증상은 감소했으며 당화혈색소 수치도 개선됐다.

인지행동치료는 인지를 재구조화하는 접근법을 통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사고를 재구조화한다.

이러한 재구조화 훈련을 위해 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찾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 환자의 인지를 변화시키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당뇨병을 관리하는 디지털치료제
본 원고에서는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당뇨 관련 디지털치료제 중 Voluntis의 Insulia와 Welldoc의 Bluestar를 살펴보았다.

(1) Insulia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Insulia는 인슐린 투여량 계산 및 복약관리를 주 목적으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Lantus, Levemir, Toujeo, Tresiba, Basaglar 등 인슐린과 병행하여 사용하도록 하며 인슐린 투여량 뿐 아니라 운동습관 등 생활습관 관리 코칭도 함께 제공한다.

그러나 Intermediate-acting insulin이나 premixed insulin과는 병용을 추천하지 않으며, 임산부, 미성년자 혹은 basal-plus 또는 basal-bolus regimen으로 치료받는 환자에게도 적절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Insulia는 의사용 대시보드와도 연동되어 환자가 입력한 혈당 정보가 실시간으로 의사에게 전달되며, 의사가 이를 통해 용량조절이 필요할 경우 지속적으로 중재를 할 수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6개월간 인슐린 치료와 Insulia를 병행한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당화혈색소가 0.9pt(9.1%) 감소했으며, 2008년부터 2013년간 190명의 2형 당뇨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TELEDIAB2 Study에서는 40% 이상의 환자에서 7%의 당화혈색소 감소를 보였다.

(2) Bluestar
Welldoc에서 개발한 Bluestar는 2010년 최초로 처방용으로 FDA승인을 받은 자가관리 어플리케이션으로, 초기에는 2형당뇨로 시작했으나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현재는 1형 당뇨 관리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직접 혈당 수치를 입력해서 관리했다면 현재는 다양한 웨어러블을 통해 입력 과정을 자동화해 사용성을 향상시켰다.

Bluestar는 크게 환자 코칭, 임상적 의사결정 보조, 커뮤니티의 3가지 서비스로 구분된다. 환자 코칭에서는 수집된 혈당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데이터와 비교하고 개인 맞춤형 자가관리 가이드 및 분석데이터를 제공하며, 약 복용 알람 및 혈당치에 따른 조치방법을 알려주는 환자 전용 당뇨관리 시스템이다.

반면 임상적 의사결정 보조 시스템은 환자들이 입력한 정보를 담당의사가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당뇨약 용량 조절 등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마지막으로 보호자 혹은 다른 당뇨 환자와 교류하고 서로 격려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구성된다.

Bluestar는 18세 이상의 1, 2형 당뇨 환자 30명 대상으로 진행한 3개월간의 임상시험에서 대조군의 HbA1c는 0.68% 감소한 반면 실험군의 HbA1c는 2.03% 감소한 것을 입증하여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약사 상담 포인트
몇 가지 디지털치료제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치료 목적의 당뇨 앱은 당뇨 환자들의 생활습관 관리나 코칭보다는 혈당 모니터링과 약물 관리, 저혈당 관리 등의 질병 관리에 더욱 집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다음 원고에서 다룰 눔과 같은 B2C로 서비스하는 어플리케이션 중에는 식습관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에 치중한 경우가 많은데, 약사는 중간에서 두 가지 관리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직군이다.

또한 약사는 다른 보건의료인에 비해 ‘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직군으로 현재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제의 특징과 혈당 데이터, 생활습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상담하는 능력을 가졌을 때 환자의 약국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며, 환자의 데이터에 급격한 변화가 왔을 때 바로 약국을 찾아올 수 있는 생태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성혜빈 약사. 참약사운영위원회.

참고문헌
1)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2) Patrick J. Lustman, Clinical Diabetes July 2002 vol.20 no.3 122-123
3) Franc S. et al, TeleDiab study group. Efficacy of two telemonitoring systems to improve glycaemic control during basal insulin initiation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The TeleDiab-2 randomized controlled trial. Diabetes Obes Metab. 2019
4) Quinn CC. et al, A. WellDoc mobile diabetes managemen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hange in clinical and behavioral outcomes and patient and physician satisfaction. Diabetes Technol Ther. 2008
5) Insulia, Bluestar